플로리다 파나마 시티에서 보낸 독립기념일

 며칠간 포스팅이 없었지요?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가족들이랑 플로리다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박3일 짧은 연휴에 500키로 정도 거리를 달려갔다 오느라 정작 놀았던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꽤나 만족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과속으로 딱지 땐 것만 빼면요.
 여행을 다녀온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파나마 시티 라는 곳으로 플로리다 서북부 멕시코만에 인접한 유명한 휴양도시입니다. 멕시코 만을 따라 형성된 수십마일에 이르는 긴 해변 위에 형성된 도시 중 하나죠. 영화 탑 건의 무대가 된 펜사콜라가 서쪽으로 한시간 반 거리에 있습니다.  

 2박3일간 묵었던 베이포인트 메리엇 호텔입니다. 중심 해변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골프코스가 유명하다는군요. 여행계획을 너무 늦게 짜는 바람에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이곳에서나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좋았습니다. 시설이나 서비스도 묵어본 호텔들 중 손에 꼽힐만큼 좋았구요.
 
 호텔 자체에서 작은 해변도 소유하고 있어서 바다위로 난 나무다리를 건너면 만 반대쪽의 작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낼 수 가 있습니다. 다리 중간에 작은 칵테일 바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첫날은 호텔 소유의 해변이랑 수영장에서 놀다가 해질녁에 중심지의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7월 4일 독립기념일의 전통인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였죠. 미국 어느 도시에서나 7월 4일엔 성대한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한국에서조차 용산 미군부대에서는 강건너에서도 들리는 커다란 불꽃놀이를 열곤 했습니다. 워낙에 많이 봐왔던지라 불꽃 놀이 자체에 별다른 기대없이 그냥 전통이니까, 남들 다 보는 거니까 하는 타성적인 동기로 해변을 찾았는데, 해변에 가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공식적인 불꽃놀이는 9시에 시작하는 가운데 해변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저마다 폭죽을 사가지고 와서 바다를 향해 쏘아대는 장관을 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바로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 한분도 폭죽을 한다발 사가지고 와서 쉴세없이 터뜨려 대는 통에 눈앞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몇년 전에 필리핀에서 비슷한 광경을 본 적이 있었지요. 필리핀은 새해를 맞을 때 이런식으로 저마다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하는데 폭죽의 품질도 좋지 않고, 종류도 그냥 뻥뻥 하얗게 터지는게 전부라 공습이라도 받는 듯 섬광만 번쩍이지 화려함은 없습니다. 1월 1일 아침엔 불발 사고로 병원에 환자가 넘쳐 난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전해지죠...(-_-)  이에 반해 파나마 시티의 해변은 개인들이 사온 작은 폭죽부터, 호텔에서 돈 써서 터뜨리는 좀 커다란 규모의 폭죽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불꽃들이 수십키로의 해변 전체에 걸쳐 진행되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이 안에 저 있습니다.


 첫째날은 불꽃놀이 감상으로 마치고, 둘째날은 St Andrews Beach라는 주립공원에 가서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얕은 바닷물에 방파재로 파도를 막아서 어린애들 수영하기에도 좋은 잔잔한 바다속에서 스노클링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파리 밖에 볼 게 없었지만요...
 둘째날은 해 떠있는 동안 놀다가 호텔로 돌아와 바에서 칵테일 몇잔 마셔주고, 수영장 문 닫을 때까지 또 수영하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셋째날은 느즈막히 일어나 체크아웃하고 다시 500키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데 하루를 모두 소비했습니다. 운전하고 수영한 것 빼면 별로 남는 것 도 없고, 내려가 있는 동안 별로 맛있는 음식 먹은 것 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아마 이렇게 어디론가 떠났다 온게 정말 오랜만이어서 인지도 모르겠네요. 열심히 놀고, 운전하고, 어깨에 스치기만 해도 아픈 화상까지 입어 몸은 지칠때로 지쳤는데 월요일 일하러 가서는 이상하게 정신이 즐거웠습니다. 재충전된 기분. 좋네요.

아래는 사진 몇장...
 
플로리다는 늪지로 유명하지요. 호텔 주변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Panama City Beach 에서 찍은 사진

소라게들이 많더군요.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파는 조그만 것들만 보다가 저런 커다란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냥 바닷가에 앉아서 럼으로 만든 칵테일 한잔 손에들고 가만히 있는 것도 좋더군요. 다음에 또 간다면 시간 넉넉히 잡아서 좀 도 여유롭게 다녀오고 싶습니다.

by 단수 | 2008/07/08 12:45 | 여행의 기억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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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orthkite at 2008/07/09 11:04
아~~
나도 가고 싶다
정말 좋은곳에 다녀왔군요
개스값도 무지올랐는데 운전하느라 고생 하셨겠네요.
저흰 요번 독립기념일엔,그냥 가까운 물놀이공원에서 땜빵 했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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