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또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 하려는데 그동안 먹은 음식으로 포스팅을 하려니 최근에는 찍어놓은 사진이 없고, 예전것들은 기억이 안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 ios5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아이폰 카메라를 볼륨 버튼으로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 되었다고 하네요. 참으로 요리사 친화적인 기능이 아닐 수 없다고 감탄하면서 요리를 하나 하면서 그 기능을 만끽해 보았습니다.


전 리조또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충 뭔지는 알겠는데 먹어볼 기회는 없었더랬죠. 그래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재료들 외에 치킨 스톡이랑 소세지, 쌀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리조또는 대충 야채와 함께 볶은 쌀에 화이트 와인을 먹여서 향을 나게 하고 거기에 육수를 부으면서 익히는, 이탈리아식 죽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싶은 그런 이미지의 요리, 그정도 요리 만들 재료는 집에 있는 듯 하여 조리를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다진 양파, 당근, 샐러리를 미어프와Mirepoix 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따로 이름을 붙여 부를 만큼 프랑스 요리의 맛을 내는 데 있어서 널리 쓰이는 기초재료들인 듯 합니다만, 여기까지 쓰고 생각해보니 리조또는 이탈리아 음식...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 이탈리아에서는 소프리또 라고 또 다른 방식으로 부른다는 것 같은데 더 이상 알게되면 잉여의 영역인 듯 하여 그만 두고 저는 그냥 버터에다가 다졌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부피가 크게 썰린 당근, 양파, 샐러리를 볶았습니다.

물에 씻은 생쌀을 넣어서 볶다가 화이트 와인을 넣어서 쌀이 그 향을 듬뿍 빨아들이게 만들어야 할 타이밍이 다가왔습니다. 집에서 직접 술을 담그시는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머스커다인 와인 한병이 집안에 뒹굴어 다니고 있었고, 그 집에서 선물 받은 와인들이 제 기억으로는 전부 화이트 와인이었기에 아무런 의심없이 병 뚜껑을 열어서 프라이팬 위로 들이 부었는데! 이것은 레드도 아니고 화이트도 아니야... 옅은 보랏빛의 로제 와인이 콸콸 쏟아져 나와 볶은 생살 속으로 스며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대체 언제부터 로제와인을 담그셨습니까~ 절규해보았자 이미 엎질러진 와인, 딱히 한그릇에 15불 받고 팔 것도 아니고 별로 상관이 없던 터라 그대로 요리를 진행했습니다.  

ios5의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통 "햐 고것참 편하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는 것으로 고 스티브 잡스를 잠시 추모하고, 따로 끓여 놓은 치킨 스톡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쌀에 흡수 시켜야 되지만, 귀찮음을 가장한 멍청한 실수로 그냥 전부 들이 부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저어 주면서 끓여주니 점점 죽이 되어가는 리조또! 중간에 오조 파스타도 좀 넣어주고, 소세지도 썰어서 넣어주고, 파마산 치즈를 가장한 치즈가루도 좀 뿌려주고 하면서 뭔가 서양적인 맛을 내려 하는데 주력했구요.

완성은 되었지만 리조또를 먹어 본 적이 없어 제가 만든 음식이 정말 리조또인지 알 수 없었던 저는 그냥 어쩌다 보니 이탈리아풍 죽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고 소개를 하는게 좀 덜 창피한 포스팅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일단 맛은 있었던 음식을 먹었습니다.

by 단수 | 2011/10/21 11:00 | -음식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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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람바람 at 2011/10/22 23:10
프랑스식 소프리죽........ 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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